텍스트 세상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리뷰
제제마인
2023. 5. 9. 11:39
제목이 '지구에서 한아뿐'이라니. 말장난인가 싶었는데 책이 그리 두껍지 않아서 가볍게 읽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다.
읽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 로맨스 소설인 줄 알았는데 어라, 외계인이 나오네? 이렇게 급전개라고? 그래도 이상하게 연결되는 느낌이 들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외계에서 오직 한아를 보기 위해 2만 광년을 빚을 지고 온 남자. 너와 있기 위해 왔다는 한 마디. 이 말을 들은 사람 중에, 그것도 정말로 2만 광년이나 나를 위해 날아온 사람이 직접 눈앞에서 얘기하는데 감동받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어쩌면 처음의 경민이 그렇게 무관심했던 것은 외계인 경민의 극적 효과를 위해서가 아닐까 싶었다. 나중에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한나는 인류애로 받아주었다. 다만 예전의 사랑은 거기 없었다.
외계인과의 사랑. 그리고 미래. 허무맹랑하다 싶을 수도 있지만 읽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이상한 신뢰가 가는 소설이었다. 마지막에 등장인물의 이름에 대한 작가의 언급도 좋았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보건교사 안은영’을 비롯해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