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세상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리뷰

제제마인 2023. 7. 14. 22:54

  영화로 먼저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아직 영화는 보지 않았다. 눈먼 자들의 도시라고 하기에 그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갑자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쪽수도 꽤 많고, 빽빽하게 적혀 있는 글씨들이 많았지만 말이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다. 갑자기 취향이 바뀌게 되었는지도.

 

  먼저 대화의 큰따옴표가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덕분에 읽어가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누가 말하고 있는 것인지 알기 위해서다. 큰따옴표가 없어서 글이 더 많아졌다. 빽빽해서 읽기는 힘들었다. 나중에 해설 부분에서 이것이 이 작가의 특징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다른 책도 그럼 이렇게 쓰였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독특한 설정이다. 갑자기 하얀 실명을 얻게 되는 도시의 사람들. 그리고 눈이 멀지 않은 단 한 사람. 인간의 본성에 대해 아주 시니컬하게 묘사를 하고 있다. 또한 인간의 또 다른 특징인 헌신과 나눔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인간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눈을 먼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간다. 그렇지만 인간의 지위는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약탈과 강간 등의 범죄는 있다. 그리고 그것을 묵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희생과 헌신도 존재한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읽을수록 이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나름대로 예측을 해 보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끝이 났다. 약간 허탈했지만 이것도 괜찮은 결말 같다.

 

  찾아보니 이 책의 후속편인 ‘눈뜬 자들의 도시’도 있었다. 이 책은 또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기대가 된다.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