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세상

초급 한국어, 문지혁 리뷰

제제마인 2024. 2. 2. 15:00

  유튜브 ‘민음사 TV’를 보다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소개하기도 했고, 작가가 직접 출연해서 다양한 물건들을 소개하는 것을 보고 약간의 내적 친밀감이 생긴 상태에서 책을 접했다.

 

  이민 작가를 꿈꾸는 지혁이 뉴욕의 한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면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작가가 대학에서 강의도 한다고 들었기에 책을 읽으면서 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헷갈려하며 읽었다.

 

  작품 중간에 주인공이 소설을 쓰면 너무 반듯해서 공격을 당하는 장면이 있다. 풍파를 겪지 않고 너무 점잖아서 까이는 모습을 묘사하였는데, 사실 이 소설도 약간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한국어 수업 장면은 의외로 재밌었다.

 

  ‘Are you in peace?’

 

  ‘안녕하세요’를 ‘Hi’나 ‘Hello’ 정도로 생각했지 이런 식으로 정확하게 바꾸고 나니 정말 스타워즈에서나 할만한 인사인 것 같다. 기말고사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어문에 전혀 맞지 않는 한국어로 대화를 주고받는데, 그 내용이 정말 대단하다.

 

  뉴욕에서의 주인공의 삶은 사색적이면서 약간은 쓸쓸하지만 이렇게 수업 장면에서 반전 웃음을 주어서 생각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소설이 삶에 속한 게 아니라 삶이야말로 우리가 부지불식 간에 ‘쓰고 있는’ 소설이라고 믿는다는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이 작가는 일상에서 접하는 세세한 것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힘을 가진 것 같다. 나중에 ‘중급 한국어’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