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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리뷰카테고리 없음 2023. 4. 18. 20:22
439쪽으로 꽤 긴 분량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애초에 작가가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쓸 것이라고 하였는데 정말로 그렇게 되었다.
기후위기 문제를 다룬다고 하면 보통 어떻게 우리가 행동해야 하는지, 플라스틱을 얼마큼 줄여야 하는지, 일회용품과 분리수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떠올렸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지구의 온도가 2도가 오르기 전에 낮춰야 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가 이런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지구의 온도를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기후위기를 설명한다니!
이 책은 전혀 다른 관점에서 기후위기를 풀어가고 있다. 첫째는 국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강대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이 어떻게 다르고,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아주 세세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관점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 아주 신선했다.
둘째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설명하는 부분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 굶주리고 있는 북극곰보다 우리 주변의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이 홍수 때 역류하는 상황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는 설명이 더 와닿았다.
셋째는 이산화탄소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어떻게 노력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여러 재생에너지들, 전기차, 배터리, 수소 경제, 나무와 숲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자연스러웠다.
마지막으로 플라스틱에 관한 견해이다. 보통 기후위기를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을 없애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이 책은 전혀 반대의 의견을 제시한다. 플라스틱을 사용한 덕분에 나무를 베는 일을 줄여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었고, 여러 동물들의 멸종을 막을 수 있었다. 면으로 만든 가방을 하나 만들 정도면 비닐봉지를 131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비닐봉지를 모아두었다가 여러 번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기후변화를 줄이는 데 더 기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 같은 것이다.
이처럼 긴 분량을 단숨에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능력이다. 지루하지 않게 기후위기 이야기를 하는 것은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인 것 같다. 기후위기를 바라보고 대응하는 데 또다른 시각이 생긴 것 같아서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