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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키친보이즈 - 퀘사디아와 파스타맛있는 세상 2020. 5. 31. 16:55
토요일 점심 서면에서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아내도 알고 나도 아는 지인이기에 같이 결혼식장에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식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식사도 따로 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최대한 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우리 결혼식장에도 와준 지인이기에 시간을 내서 가게 되었다. 결혼하는 커플이 평소에 사람들을 잘 챙겨서인지 시국이 이런 때인데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와서 축하해 주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같이 축하해주고 싶었지만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이 있는 곳은 피하게 되어 식장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식사도 뷔페에서 할까 하다가 밖에서 따로 먹기로 했다. 오랜만의 나들이여서 새로운 곳은 잘 모르기도 하고 예전에 자주 갔던 곳 중에서 한 곳을 가기로 했다. 아내의 최애 음식은 파스타이다. 많은 곳중에서도 예전에도 많이 갔던 '키친보이즈'로 결정하고 방문하였다.
크지 않은 곳이지만 왠지 모르게 아늑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했던 곳이다. 카페같이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곳곳에 있어서 즐거움을 준다.
메뉴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수이지만 파스타가 주를 이루고 이 곳의 명물인 퀘사디아가 수줍게 포진해 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바베큐 퀘사디아'와 '소고기 로제토마토 파스타'를 주문했다. 사실 아내는 '엔초비 크림 파스타'를 원했는데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로제파스타를 주문해 버렸다. 음식이 나오고 이 사실을 알았는데 정말 너무 미안했다. 오랜만의 데이트에서 이런 실수를 하다니 정말 미안했다.
멕시코음식점에서도 퀘사디아를 먹어 보았지만 이곳의 음식은 무언가 달랐다. 너무 느끼하지도 않고 담백한 맛에 함께 주는 소스와 꿀에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었다. 총 6조각으로 많아 보이지만 충분한 양이다. 이곳에 들린다면 꼭 추천하는 음식이다.
문제의 '소고기 로제토마토 파스타'이다. 원래는 엔초비 크림이었는데 잠시 딴 생각을 했는지 주문 실수를 해버렸다. 하지만 음식이 나오고 맛보고 난 후에 고맙게도 나의 실수를 용서해 주었다. 사실 이 로제토마토는 처음 주문하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였다. 무언가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잘 시키지 않는 편이기에 그렇다. 그렇지만 로제토마토 소스와 잘게 간 소고기 그리고 위에 뿌려진 치즈가 함께 어우러지니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생토마토를 갈아서 만들어서인지 상큼한 맛도 함께 났다.
그런데 다른 로제소스에서는 맛보기 힘든 맛도 있었다. 어디서 먹어봤지 곰곰이 생각하다 매운탕에 들어 있는 산초가 떠올랐다. 딱 그 맛이었다. 파스타에 왜 산초가루가 들어갔을까 생각했지만 톡톡 쏘면서 쌉싸름한 맛이 함께 있어서 심심하지 않은 맛이었다. 나중에 계산을 하면서 혹시 산초가루를 넣으셨냐고 물어보니 산초가 아니라 바질가루라고 말씀해 주셨다. 바질이 그런 맛이었던가? 새로운 경험이었다. 바질을 넣으면 이런 맛이 나다니! 또 한 가지 배웠다.
간만의 외출에 들떴는지는 몰라도 정말 만족스러운 점심식사였다. 결혼식 뷔페가 맛있는 곳이어서 조금 후회는 되었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아직까지 뷔페는 조심스럽다. 코로나가 얼른 종식되고 다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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