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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남은 아이' 리뷰
    텍스트 세상 2021. 6. 28. 12:50

      얼마 전 tv프로 '알쓸범잡'이 새롭게 나와서 보게 되었습니다. 1편에는 제가 살고 있는 부산 편이라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제가 살고 있는 동네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형제복지원 옛 터가 나왔고 그 전경을 둘러보는 장면이 나왔는데 제가 살고 있는 곳 아주 근처였기 때문입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예전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와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위치보다는 충격적인 사건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우리 집 근처라는 사실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뒷산에 올라가서 건물 터가 있는 부분을 둘러보는 장면이 알쓸범잡에 나왔는데 그곳은 제가 가끔 산책하는 곳이었습니다. 거기가 바로 형제복지원이었다니. 나와 아주 멀리 있는 사건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가까울 줄은 몰랐습니다. 그 프로에서 생존자 한종선 씨가 나왔고 그분이 쓴 책을 소개해 주어서 읽어 보았습니다.

     

      부산도서관에 검색해 보니 책이 있어서 빌려보았습니다. 처음에 책의 위치를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부산 관련 섹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책은 한종선, 전규찬, 박래군 세 분이 각각 쓴 글을 모아둔 책이었습니다. 한종선님이 쓰신 글은 본인의 옛 기억을 꺼내어 기록해 둔 글이었습니다. 투박한 말투지만 그곳의 참상을 여과 없이 묵묵하게 써 놓은 글은 어떠한 공포 소설보다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갖은 고문와 욕설이 침착하게 쓰여 있었는데 마음이 무거워져서 읽기 참 힘들었습니다. 직접 그린 그림은 그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적나라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복지원에서 나온 후의 삶이었습니다. 돈도 떼이고 욕을 입에 달고 살아가고 이용도 당하면서 갖은 고생을 하신 모습을 보고 참 미안했습니다. 그알에서 본 형제복지원의 내용은 충분히 충격적이었지만 그냥 그것을 본 것으로 지나갔는데 이 분들의 삶은 그 후로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다는 사실을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전규찬님이 쓰신 글도 다른 의미로 읽기 어려웠습니다. 형제복지원이 있을 시기의 시대 상황과 복지원 사태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글이었는데 어렵게 쓰여 있어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꼭 알아야 하고 기억해야 할 내용이기에 다 읽어 보았습니다. 마지막 박래군 님이 쓰신 글은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전체적인 해설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제라도 이 책을 보아서 다행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주변에 이런 참상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 분들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계속 이어져 나가야 한다는 사실. 그것을 계속해서 기억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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