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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마루야마 겐지 리뷰텍스트 세상 2023. 6. 18. 20:15
교보문고에서는 품절이었지만 다행히 부산도서관에는 있었다.
시골에서의 삶에 대한 아주 비판적이고 경고적인 글이었다. 특히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이주해 가는 사람들, 우리나라로 치면 귀농을 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아주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그래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강력했다. 존댓말로 쓰여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존댓말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정도로. 이렇게 세차게 쏘아대는 주장의 글을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저자의 직업이 소설가로 하는데, 과연 이것이 소설인지 사실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다. 진정으로 걱정해서 하는 이야기이기, 이런 일도 충분히 생길 수 있다고 생각이 드니 아찔해졌다. 하지만 너무 진지해서 웃참 챌린지를 하는 부분도 있었다. 도둑이라든지 집에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는 침입자를 경고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저자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창’ 만들기다. 기다란 창. 만들어 놓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실전처럼 공격하는 연습까지 해야 한다고 한다.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일본에서 쓰인 책이었지만 읽다 보면 일본이라고 잘 느껴지지는 않았다. 마치 우리나라의 실상을 알리는 글처럼 느껴졌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시골에서의 삶이나 도시에서의 삶이 다르지 않듯, 세계 어느 곳에서나 시골에서의 삶은 비슷하다는 것의 반증일까.
마지막 부분에서는 삶을 마무리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주된 메시지는 자신을 진정으로 구제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라는 것이다. 시골이든 어디든 도피할 생각을 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말고 의존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고 살라는 메시지가 주는 여운은 생각보다 깊었다. 쉽게 읽히지만 그 안의 소리는 깊고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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