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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게육아 올인원' 리뷰
    텍스트 세상 2020. 5. 29. 21:31

      아내가 임신을 하고난 뒤 나도 무언가 아기를 맞을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았다. 임신출산대백과, 아기웹툰 등 여러 책을 사서 읽어 보았다. 읽으면 읽을 수록 진짜 장난이 아니구나, 어렵다 이런 느낌만 쌓여 갔다. 그러던 와중 아내가 이 책을 추천했다. 본인도 읽어 보니 좋았고 나도 꼭 읽어봤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읽은 책과 비슷하겠지 하고 읽어 보았다. 기존의 육아서들은 아기가 커감에 따라 일반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접종을 해야 하고 밥은 무엇을 먹여야 하는 등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른 육아서들과는 접근법이 달랐다. 아기가 왜 우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준다든지 육아를 하면서 엄마가 되도록이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아직 아기가 태어나지 않은 상태라 적용해 보지 않고 상상만 해보는데도 내용이 나름 논리적으로 되어 있어서 설득력이 있었고 적용하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장점을 3가지로 추려 보자면

     

      첫째, 엄마가 편하게 육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처음 아기를 만나고 육아를 할 때 느낄 수 있는 어려운 점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 이 점이 아주 신선했다. 이 책에 나온대로만 한다면 막연한 육아의 세계에서 이 방법이 무언가 돌파구가 될 것만 같다. 가령 아기들 잠을 재우는 방법은 충격적이었다. 지금까지 막연히 아기가 잠이 오면 재운다고 생각했었는데 절대로 그게 아니었다. 아기들 잠을 재우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야 하고, 잠들기까지의 과정도 놀랍도록 자동화되어 있어야 했다.

     

      둘째, 아기를 잘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아기의 식사방법, 잠을 재우는 방법, 잘 놀아주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에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든다. 나도 해보고 싶다고 들뜨기까지 한다. 물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이 똑게육아 방법대로 하면 체력도 아끼면서 육아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셋째, 훈육을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준다. 사실 이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훈육이라고 하면 무조건 혼내는 것을 떠올리지만 여기서 말하는 훈육은 아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대해준다는 말이다. 아기에게 삶에 필요한 스킬을 만들어주고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우리들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했을 때 화부터 내지 말고 이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지 '호기심'으로 접근해 보라고 한다. 사실 이것은 갓난아기뿐만 아니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하는 것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말을 잘 안 듣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면 사람으로서 당연히 화도 나고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무조건 화를 내버리면 완전히 엇나가게 된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생각해 보고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의외로 내가 몰랐던 곳에서 해답이 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책에 따르면 갓난아이와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고 다르게 대하면 안 된다는 진리가 여기에도 있었다. 훈육 부분을 읽고 이 저자가 혹시 교사가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의심까지 들었다.

     

    반면에 단점도 분명히 있다.

     

      첫째, 어려운 용어들이 많다. 이 책에서는 아예 첫 부분에 용어 정리라고 해서 한 장을 빼곡하게 새로운 용어와 그 뜻을 알려주는 란을 실어 놓았다. 처음 보게 되면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다. 실제로 책을 읽어나가면서도 용어의 의미가 헷갈려서 몇 번이고 앞으로 왔다갔다 했다.

     

      둘째, 기성세대와의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육아의 세계를 접하지 않은 나와 아내의 입장에서는 이 책은 거의 지침서와도 같다.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매뉴얼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여러 아이를 기른 기성 세대분들은 경험해 왔던 것과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시는 것 같다. 무언가 아이를 기르는 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걸지도 모르겠다. 우리 입장에서는 효율인데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육아를 하고 있는데 부모님이나 시부모님들이 아이를 중간에 몇 번 봐주시면 아이 입장에서는 혼란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장점도 단점도 분명한 육아서임에 틀림없다. 육아를 준비하는 예비 아빠의 입장에서 이 책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마음이다. 막연히 육아를 시작하지 않게 되어서 준비다운 준비를 할 수 있는 느낌이어서 그렇다. 이 책을 한 번만 볼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돌려 보고 단단히 준비해 두어야겠다. 물론 다른 책들도 함께 병행할 것이다. 새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우리들의 체력을 위해 이 책은 아기를 준비하는 입장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봐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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