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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써봤니?' 리뷰텍스트 세상 2020. 5. 27. 16:24
어릴 때부터 커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이 많았지만 마땅히 결정하기 어려웠다. 문이과 나뉠 때도 문과로 가볼까 하다가 부모님이 남자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이과로 진학을 했다. 이과에서 나름 적응을 하고 대학에 진학할 때도 성적에 맞춰서 공대에 들어갔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공과대학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가서 무엇을 하는지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의외로 잘받았던 그 해 수능성적만 믿고 상향지원을 했지만 결국 재수를 했고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대학을 결정할 시기에 단지 화2, 생2를 했으니 화공과를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지원했다. 그렇게 들어간 대학이 재미있을 리가 없었다. 교수님들이 하는 강의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과제도 다른 동기들 것을 보고 베끼는 수준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보낸다고 해도 과연 이것을 평생 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무슨 재미로 살아야 하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계속되었고 결국 군대를 전역한 후 수능을 다시 쳐서 교대로 들어갔다. 예전 재수 때 친구들도 교대에 많이 들어갔었고 어릴 때 생각해보니 선생님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였다. 물론 안정된 직장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안 되면 평생 관심도 없는 공대일을 해야 한다고 배수의 진을 치고 공부해서 추가합격으로 겨우 교대에 들어갔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나름 만족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이 안정된 생활 속에서 또다시 불안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평생 교사를 해서 퇴직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지만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승진을 해서 교감, 교장선생님이 되어야 하나? 장학사가 되어야 하나? 계속 평교사로 지내야 하나? 겉으로 보면 무난한 직장이지만 계속 여기에 안주하다 보면 나까지 발전없는 사람이 되는 것만 같아서 두렵기까지 하다.
여가시간에는 주로 책을 읽거나 영화, 드라마, 유튜브를 시청한다. 수많은 컨텐츠들을 소비하면서 나는 과연 이런 컨텐츠들을 만들지 못하려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어떤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 마침 김민식 작가의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김민식 작가님은 이전에 쓰셨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로 먼저 알게 되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고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 책인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도 호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김민식 작가님의 직업은 PD다. 하지만 블로거라는 다른 직업도 가지고 계시다. 이 책에는 블로거라는 직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계속 이어갈 수 있었던 방법, 앞으로의 인생에 블로거가 미칠 영향이 담겨 있다. 작가님은 재미있게 살기 위해 이 일을 계속 하고 계시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둘 중 무엇을 골라야 할 것인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민을 많이 한 시기가 있었다. 좋아하기 때문에 잘할 수 있는 것일까, 잘하기 때문에 좋아지는 것일까. 만약 둘 중 고른다면 어떤 것을 선택해서 살아가야 할까. 이 책에서는 처음에 무조건 재미를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일보다 노는 걸 더 열심히 하고 이것이 최고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재미있는 일을 하다보면 꾸준히 즐길 수 있고 그에 따라 직업도 바뀔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가님은 글쓰기가 좋아서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써 오셨다고 한다. 이 꾸준함 덕분에 강의도 들어오고 이렇게 책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 잠시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안정된 생활 속에서 이토록 불안하다고 느끼는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보다는 새롭게 만들고 싶다. 하지만 당장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은 많이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까지 글을 쓰는 것은 주로 과제때문이었다. 글쓰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지만 막상 써보면 나름 재밌게 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럼 나도 글을 조금씩 써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이 불안도 조금은 줄어들고 하나의 돌파구가 생기지 않을까. 이렇게 해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에 나왔던 것처럼 나도 매일 글을 써 보려고 한다. 현재는 이 생각을 조금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나를 변화시킨 것은 이 시기에 만났던 김민식 작가님의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 덕분인 것 같다. 이제 걸음마 단계이지만 작가님의 꾸준함을 배워서 나도 한 번 해보아야겠다. 지금 무엇인가를 시작하고 싶거나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이 책을 읽어본다면 방향성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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