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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김주완 리뷰텍스트 세상 2023. 5. 4. 10:27
김장하 선생님을 취재한 취재기였다. 진주에 살지 않는 나는 김장하라는 분을 알지 못했다. 이 분이 누구길래 이렇게 책까지 나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남성당한약방을 하면서 번 돈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질적으로 큰 도움을 주신 분. 이 분에 대한 취재기이자 위인전이었다. 김장하 선생님의 어린 시절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지 일대기를 주변 분들의 인터뷰나 조사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공통적으로 말하면 김장하 선생님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선뜻 도움을 주신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했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돈을 기부하고 나눠주셨다. 정치인들이나 전국여행을 하는 자들에게는 그런 도움을 주지 않으셨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을 수가 있나.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든 생각이다. 정말 사실인가. 이 분의 어두운 부분은 숨기고 밝은 부분만 취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행적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부처였다. ‘똥은 쌓아 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누어야 사회에 꽃이 핀다.’ 대가 없는 나눔, 간섭 없는 지원, 바라는 것도 없고 기대할 것도 없는 보시 이런 걸 실천해 오신 것이다. 무주상보시. 집착 없이 베푸는 보시를 의미하는 이 말이 김장하 선생님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고 하듯 이렇게 훌륭한 활동을 많이 하신 김장하 선생님도 비방과 험담, 비판을 많이 받으셨다고 한다.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그걸 다 증명하려고, 변명하려고 하지도 않으셨다. 화를 낼 필요도 없고 그냥 참고 견디셨다고 한다. 결과를 보면 알지 않느냐. 이렇게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분도 비판을 받으시는데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에게 이유 없는 비난이나 험담을 받을 때 김장하 선생님의 이 말을 기억한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의 형식이 취재기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신문기사나 주간지를 읽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신문 사설에서 김장하 선생님의 일대기를 소개한 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더욱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선생님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비록 진주와 떨어진 곳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 분의 철학과 생각은 본받을만할 점이 분명히 있다. 완전히 실천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이 분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그야말로 이 세상은 선순환이 일어나서 살기 좋은 세상으로 조금은 물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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