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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애들, 앤 헬렌 피터슨 리뷰
    텍스트 세상 2023. 4. 28. 05:37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이 책을 읽어보라고 했기에 눈여겨보고 있다가 부산도서관에 이 책이 있기에 빌려 보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부분은 ‘좋아하는 모든 게 일이 되는 기적’ 부분이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려는 생각은 밀레니얼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한 사람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들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원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 일은 한정적인데 반해 원하는 사람들은 많으니 경쟁이 된다. 회사 측에서는 급여를 낮추고 복지를 줄여도 원하는 사람이 많으니 상관없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바뀌어도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으니 상관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낮춰 가면서까지 열정페이를 받으면서 일을 하는 원인을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메시지로 보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잘 찾아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가르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작가는 이렇게 기성세대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는 것 자체부터 문제라고 본다. 지금껏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것에 제동이 걸렸을 때 만나게 되는 혼란스러움이 바로 여기에서 발생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수많은 예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지금까지 해 온 교육이 잘못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은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거지. ‘세이노의 가르침’에 보면 부자가 되려면 돈을 벌려면 다른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을 찾아서 최고가 되라고 한다. 경쟁을 하지 않는 업종에서 노력해서 최고가 되는 것. 이를 테면 3D업종. 한국인은 하지 않기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그 일들. 과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그런 일을 하라고 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을 한참 읽다가 든 생각은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인이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하지만 미국인이었다. 미국이라고? 한국이 아니고? 우리나라 뉴스에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면인데 동시대 미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미국은 워라밸을 중요시 여기는 줄 알았는데 나의 착각이었나 보다. 과로, 야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저자는 과로가 미덕인 사회, 워커홀릭의 세계, 이것들이 번아웃의 원인 중 하나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이 책은 전반적으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밀레니얼들이 겪고 있는 번아웃의 원인을 다양한 방면에서 분석하고 있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점심으로 커피 한잔. 한 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본다. 수면부족은 당신이 택한 약이다. 당신은 해내는 사람이니까.’ 2017년에 뉴욕 지하철에 붙어 있던 광고라고 한다. 2017년이다. 해내는 사람은 신체가 보내는 경고 계체를 효과적으로 묵살한다.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로봇이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또한 회사나 사회 또한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를 몰아세우면서 기준을 높이는 것도 번아웃의 원인 중 하나라고 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자기 자신을 위해 세운 불가능한 기대들을 이루지 못해서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작가는 이렇게 살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일에서 성공하는 것과 개인으로서 잘 사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 몸이 이제 쉬어야 한다고 가능한 한 모든 방법으로 알려줄 때, 몸이 시키는 대로 쉬면서 좋아지는 기분을 느껴야 한다. 육아는 경쟁이어선 안 된다. 여가는 이렇게 부족하지 않아야 한다. 가사노동은 이만큼이나 불평등해선 안 된다. 그 근처에라도 가선 안 된다.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 이렇게 걱정하고, 겁먹고, 불안해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번아웃을 이겨내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 목록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자신과 주변 세상을 명료하게 볼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하려 했다고 한다. 스스로를 탓하지 말고 모두를 위해 상황을 개선시켜야 한다. 우리가 단순히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가치 있다고 느껴야 한다. 스스로를 혹사시킬 힘을 그 방향을 바꾸라고 외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미국이나 한국과 상관없이 동일한 울림을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번아웃의 시대에서 스스로를 학대하지 말자. 자기 자신에게 실패해도 된다고, 불완전해도 된다고 허락하자. 이 세계를 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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