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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기록, 김민철 리뷰텍스트 세상 2023. 7. 7. 10:53

‘모든 요일의 여행’을 인상 깊게 읽어서 그 책의 전작인 ‘모든 요일의 기록’이 몹시 궁금해졌다. 책이 나온 순서대로라면 반대로 읽어야 했지만, ‘존윅 4’를 보고 ‘존윅 1’을 보는 것처럼 거꾸로 읽었다.
에세이이고 주제가 달랐으므로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거꾸로 읽었기에 어떤 면에서는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리스본 그 단골집’이라는 꼭지에서 리스본에 들러서 그곳의 음악과 문화에 흠뻑 빠져들면서 리스본에서 자신만의 단골집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모든 요일의 여행’에서 이 이야기의 후속 편이 이어진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지만 지금 이 책을 처음으로 읽는 독자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므로 뭔가 결말을 미리 알고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영화라면 스포가 되는 순간이지만, 여기서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마치 미래에서 온 내가 과거의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인터스텔라’ 같은 느낌도 나면서. 그렇다, 인터스텔라다. ‘인터스텔라’ 같은 읽기였다.
기록에 관한 책이다. 읽고, 듣고, 찍고, 배운다는 주제로 기록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다. 찍고 배우는 꼭지는 저자가 좋아하는 일인 카메라와 배움을 겪으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나는 찍는 것에는 거의 관심이 없지만, 배우는 것은 좋아한다. 새로운 것을 알고 익히면서 기쁨을 느끼는 편이라 저자에게 공감이 되면서 내적 반가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인 쓰다에서 카피라이터라는 직업과 자신의 삶에 대해 연관 지으며 마무리하고 있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것 같았다. 마치 자영업을 하지 않지만 골목식당이나 유튜브 장사의 신을 보면서 느끼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직업은 다르지만 중요한 것을 관통하는 주제는 같다는 것. 그래서 다른 직업,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
잘 쓰기 위해 좋은 토양을 가꿔야 한다는 핑계로 수없이 읽고, 듣고, 보고,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이 도움이 되었냐고 물으면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나만의 토양이 비옥해졌으므로 도움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마치 콩나물에 물을 주는 것처럼, 그 순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면 중요했다는 것. 그런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다. 카피라이터와는 전혀 관계없지만 이 책을 통해 또 한 가지 배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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