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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손원평 리뷰텍스트 세상 2023. 7. 8. 14:03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반기를 드는 듯한 반격을 하는 내용이다. 작가는 손원평. ‘아몬드’의 그 손원평이다. ‘아몬드’를 꽤 인상 깊게 읽어서 이번 신작도 궁금했다. 주제가 달라서인지 글에서 주는 전체적인 느낌은 사뭇 달랐다. 유쾌하다면 유쾌할 수 있는 면이 이번 작품에서는 있었다.
그냥저냥 살아가는 지혜라는 주인공. 카페에서 누군가에게 일침 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그 사람과 이어지는 인연. 그들과 함께 하는 모략. 그것은 선을 타고 있었다. 그들에게 짜릿한 만족감을 주지만, 상대에게는 그리 큰 균열을 내지는 못하는 소동.
몇 가지 소동 후에 지혜는 스스로 마음의 짐과 맞서게 되었다. 물론 처음 몇 번은 뻐금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결국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부분에서 지혜가 하는 말이 그렇게 날카롭고 쏘아대지 않는다는 점에 놀랐다. 덤덤하면서도 묵직하게 상대에게 부딪히는 그 소리 속에 비난은 없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읊었고, 부탁하는 메시지였다. 그렇게 나의 목소리를 내었다. 내가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은 상대에게 일격의 한 마디를 해야 한다면,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나라면, 나는 과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아마 반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80%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말을 하더라도 상당히 흥분한 상태에서 막 쏘아대지 않았을까. 지혜처럼 차분함 속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읊조릴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아도 상대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작품의 다양한 반격 속에서 당연 1등 반격이 아닐까. 나름 성공도 했으니 말이다.
선을 넘는 반격을 하고 난 뒤, 인물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유치장에 들어가기도 하고, 모든 것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그걸 알고도, 감수하면서까지 반격을 했다는 것은 어쩌면 그러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그 후에도 인물들은 어떻게든 살아간다. 자신의 의미를 찾으면서 자신의 방식대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무서워서 두려운 마음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삶에도 이런 반격이 필요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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