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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리뷰
    텍스트 세상 2021. 2. 8. 21:47

      작년에 학생들과 함께 분리수거를 주제로 과학 동아리 활동을 했었습니다. 분리수거 과정을 알아보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된 물건을 분리수거하는 방법을 조사해서 발표하고 이것을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플라스틱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 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 이렇게 다양한 플라스틱의 분리수거 방법 또한 다양하다는 것과 그것이 모두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한 해동안 플라스틱 분리수거를 생각하면서 지내오다가 도서관에서 문득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엄청난 호기심이 갔습니다. 그냥 제목만 보고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저에게 2가지 반전이 있었습니다. 첫째, 이 책의 저자가 오스트리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최근 카페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나와서 시행 중이고 뉴스나 매체에서 플라스틱과 관련된 기사가 많이 나오기에 이런 작금의 상황을 알리기 위한 책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라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둘째, 저자에 이 프로젝트를 한 것이 거의 10년 전이라는 것입니다. 10년 전의 저에게 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없었습니다. 당연히 싸고 좋은 물건을 사는 것이 좋았고 그것은 대부분 플라스틱이었습니다. 그런데 10년 전에 오스트리아 한 마을에서 플라스틱 없이 살아가는 프로젝트를 실제로 벌였다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10년 전이라니. 

     

      이렇게 얼마 읽지 않았는데도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이 책은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영화 하나로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그것을 바로 실천에 옮겼다는 점이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이 실천을 가족들과 함께 논의해서 진행했다는 점, 가족들도 다 찬성했다는 점 또한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그것을 위해 아이들은 좋아하는 장난감을 포기했고, 저자는 감자칩을 포기했습니다. 물론 다른 것들도 포기했을 것입니다. 촬영을 위해 집에 있는 플라스틱을 모두 밖에 내다 놓으니 엄청난 양이었다는 부분도 우리 집을 돌이켜 보게 했습니다. 집에서 이것을 한다면 제 생각으로는 아마 거실을 꽉 채우고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나름 친환경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는 항상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했습니다. 음료는 항상 텀블러를 이용했고, 가게에서 주는 비닐봉지는 받지 않았습니다. 택배 상자를 분리수거할 때는 항상 모든 테이프를 떼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물건을 살 때 비닐이나 플라스틱으로 포장이 된 물건은 사지 않았고, 여행을 갈 때 물도 스테인리스 물통에 담아 갔습니다. 식료품을 살 때는 발품을 팔아서 포장을 하지 않는 곳에서 샀고, 식사도 차츰 채식으로 바꾸어 갔습니다. 이런 꼼꼼하고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야 비로소 우리의 삶에서 플라스틱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지금까지의 생활 패턴을 모조리 바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그랬듯이 무조건 과격하게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타협을 본다면 제가 느꼈던 이런 두려움은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느꼈던 충격과 감동을 저의 생활 속에서도 실천하고 싶습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소소하게 느리게 바꾸어가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년에 학교에 다시 돌아가게 된다면 학생들과 함께 플라스틱에 관해 조금 더 심층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많이 이야기 나누고 교실 안에서 실천하고 싶습니다. 매년 학생들과 플라스틱을 제대로 분리수거하고 줄이는 생활을 주제로 공부한다면 그 학생들의 삶에서 플라스틱은 점점 줄어들거라 믿습니다. 물론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기에 플라스틱을 줄이는 활동에 반감을 가지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그것이 두려워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그만두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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